우여곡절 끝에 항공기 루트 수정을 완료했다.
어제 런던 시내에서 수정을 하려다 비싼 수수료 때문에 공항까지 직접 나온 것인데,
막상 나와 보니 공항의 항공사 사무실에서도 수수료를 받기는 마찬가지이다.
수수료가 약간 더 싸긴 했지만 왕복 지하철 표 값을 합하면 결국 차이가 없다.
분하긴 하지만 칼자루를 쥔 쪽은 우리가 아니니……
아침 일찍 숙소를 나왔건만 항공사 직원의 무신경(?)으로 루트 수정을 완료했을 때는 벌써 정오를 넘긴 시각이었다.
그로 인해 며칠간 미루어 두었던 영국 왕실의 근위병 교대식은 보지 못하게 되었다.
예전에 본적이 있는 나는 상관이 없었지만 아메바는 못보고 가는 것이 못내 서운한 모양이다.
그저 군인들 근무 교대하는 것일 뿐이라고 달래보아도 표정이 영 뾰루퉁하다.
런던 시내로 들어가 왕궁을 돌아보고, 영국 황실에 물품을 납품한다는 최고급 백화점, 헤로드를 둘러 보았다.
호화스럽다는 느낌과 화장실이 좋다는 것을 제외하면 그리 특별할 것은 없어 보인다.
마지막으로 모처럼 비싼 입장료를 내고 런던 타워를 둘러 보았다.
어느덧, 런던에서의 마지막 날도 저물어 가고 민박집의 맛있는 저녁을 기대하며 숙소로 돌아왔다.
친절한 주인장이 오늘은 무얼 했는지 묻질 않는다.
묻지 않고도 별로 한 일이 없다는 것을 벌써 알아 버린 것인지……
숙제를 제때 하지 못한 학생처럼, 우리 둘 다 주인장의 눈치만 본다.
6월 11일 로마를 향해……
맑음
아메바가 좋아하는 로마, 고대 로마인을 좋아하는 아메바가 정말로 가고 싶어하던 곳이다.
아메바는 로마에서 좋아하는 고대 로마의 모습을 제대로 볼 수 있을까?
숙소는 미리 보아 두었던 민박집으로 가기로 결정했다.
런던에서의 민박집 체류가 좋았고,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과
아침 저녁으로 제공되는 한식을 우리는 뿌리칠 수 없었다.
드디어 유럽 대륙의 본토 상륙, 비싼 물가에 대한 걱정과 긴 두 달간의 유럽 여행에 대한 기대가 교차한다.
